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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가노트 / 김영수 Kim Young-Soo(K-soo)

 

  신은 존재 하는가? 이 물음의 답을 얻으려고 다양한 종교의 교리를 찾아보고 그에 대한 진실 여부에 맘을 쏟을 이유는 없다. 교리의 진실과 신성의 존재는 사실 별개의 사안이기 때문이다. 과거에 지구가 세상의 중심이라는 믿음(천동설)이 있었다.이에 정면으로 반하는 지동설이 결국 진실로 밝혀졌지만, 이것이 신의 부재라는 이유나 증거는 되지 못한다. 단지, 신성에 대한 이해의 한계만을 드러낸 것이다. 신성에 대한 완전한 이해는 아마 영원히 불가능한 일인지도 모르겠다 . 나는 독실한 유신론자이다. 하지만 특정 종교를 갖고 있진 않다. 종교는 각기 다른 신에 대한 인간의 이해, 관점이라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해서 종교 자체에 대한 어떤 거부감도 없다. 가끔 독실한 종교적 믿음이 부러울 때가 있기도 하다. 그러한 부러움과 평소 우주와 철학에 대한 관심이 금번 “신의 지문” 프로젝트를 시작하게 된 계기가 되었다.

  “신의 지문 “ 프로젝트는 우리 사회의 가장 영향력 있는 두 종교인 기독교와 불교의 교리 내용을 사진 속에 담는 것으로 시작된다. 각 종교의 교리의 내용을 QR이라는 2차원 바코드로 함축시켜 , 관련 내용의  사진 이미지 속에 직접 포함시켜 표현 한다. 이는 종교적 특성상 해당 이미지 내용의 신뢰성과 성스러움을 배가시키는 효과가 있다. 뿐만아니라 스마트 폰 앱을 통해 QR 코드의 교리 내용을 직접 읽을 수 도 있어, 관람자를 작품의 완성의 참여자로서 위치 시킨다. 이는 그 동안의 소극적 관람 태도를 적극적 형태로 변화시킴으로써  이전과는 색다른 감상의 묘미를 느끼게 한다. “신의 지문” 프로젝트를 시점으로 QR 코드를 이용하여 사진과 현대 생활의 중심인 인터넷 세상과의 소통을 시도하려 한다. QR 코드는 텍스트, URL, 이메일 등 다양한 디지털 정보를 내포하게 할 수 있다. 이는 사진 속에 음악과 시, 텍스트 그리고 Web 정보 등을 서로 융합시켜 사진의 고정된 이미지로서의 표현 방식의 한계를 넘어 폭넓고 역동적인 풍부한 메시지를 표출하는 새로운 시도인 것이다.

  <Statement>

  Is there a god?

  There is no reason to look up the creeds of various religions and exert your energy to determine the truth in order to get an answer for this question. The truth of doctrines and the presence of divinity are actually separate issues.

In the past there was the belief that Earth was the center of the universe (geocentricism). Though the heliocentric theory, which is completely contradictory to it, was proven to be true, this cannot serve as a reason or evidence for the absence of God. This only reveals the limits of humans’ understanding of divinity. Perhaps it will be eternally impossible to completely understand divinity. I am a sincere theist. However, I do not have a particular religion. I believe religion is the understanding or perspective of humans concerning different gods. But this does not mean I have any feeling of rejection towards religion per se. Though sometimes I am envious of devout religious faith.

Such envy and an interest in the universe and relevant philosophy served as a stimulus to begin the “God’s Fingerprints” project.

 

  God’s Fingerprints begins by capturing the doctrines of two religions that are most influential in our society—Christianity and Buddhism—through photography. I condensed the contents of each religion’s doctrines into two-dimensional bar codes, called QR, and directly included them in the photographic images. Based on religious characteristics, this has the effect of increasing the reliability and holiness of the given image content. Furthermore, spectators are positioned as participants in completing the work, as they can directly read the contents of the doctrines linked to the QR code through an App in their smart phones. By transforming the former passive attitude of appreciation into an active form, spectators are able to feel the charm of the works in a new way. With God’s Fingerprints as a starting point, QR codes are used to attempt communication between photography and the Internet world, which is the center of contemporary life. QR codes can contain diverse digital information, such as text, URLs and emails. Thus, this is a new attempt to transcend the limits of expression provided by photographs as fixed images, and to express broad and dynamic messages, for example, by fusing music, poetry, text and Web information with photography.

 

 

 

‘신의 지문’, 이미지에 새겨진 성스러운 코드

이선영(미술평론가)

 

  김영수는 사진 한 장을 보는데 몇 초 밖에 걸리지 않는 이미지 소비의 폭주를 지연시키려 한다. 지연의 한 방식은 사진을 읽도록 하는 것이다. 읽어야 하는 것은 짧지만 큰 울림을 주는 메시지여야 했다. 그런 메시지 중에서 가장 보편적인 것은 종교일 것이다. 여기에 과학적 기술과 예술적 감성이 더해진다면 보편성은 더욱 증폭될 것이다. 작품에는 한국에서  영향력 있는 대표적인 두 종교의 상징들과 더불어 QR 코드들이 삽입되어 있다. 그의 작품에는 수평을 가로지르는 수직성, 꼬리에 꼬리를 무는 순환의 방식같이 동서고금의 보편적 구조들이 편재한다. QR 코드는 종교적 메시지와 관련된 정교한 수비학(Numerology)적 상징에 따라 배열되기도 하고, 중층적으로 배열된 이미지와 구성상의 상호보완을 이루기도 한다. 정사각형 코드들의 배열은 촘촘한 그리드를 이루거나 핵심적 부분에 단독으로 배치되어 구성의 묘를 더한다. ‘신의 지문’은 QR 코드 지문과의 유사성을 암시한다. 그것은 신이나 지문처럼 부재하는 현존의 흔적이다. 작품에 여러 가지 방식으로 삽입된 QR 코드는 텍스트 뿐 아니라 소리나 이미지 등의 정보로 읽혀지며, 세계 공통어(인터넷)와 연결되는 입구가 된다. QR 코드가 삽입된 사진은 한 장의 이미지를 넘어 무한한 확장성을 가진다. 

  가령 작품 [에밀레]는 분석된 음파 스펙트럼을 보면서 종소리까지 들을 수 있다. 그의 작품은 간결한 인터페이스를 가지고 있지만, 중층적으로 읽혀진다. 그것은 사진을 찍음으로서 더욱 확신하게 된 세상의 아름다움과 신비로움의 표현이다. 세계는 보이는 것이 전부이거나 단번에 파악되는 것이 아니라, 지속적으로 읽혀지는 구조 속의 구조, 텍스트 속의 텍스트, 기호 속의 기호 등으로 나타난다. 김영수는 특정 종교를 가지고 있지는 않지만 스스로 ‘독실한 유신론자’로 생각하며, 그의 사진은 성스러움의 실재성을 드러내기 위한 다차원적인 시도들이다. 작품 [창세기]는 신이 가장 먼저 창조한 빛과 어둠의 이미지 위에 고대 문자와 QR 코드를 배열했으며, 작품 [잠언]에서 QR 코드들은 지혜의 문이 되고, 작품 [마태복음]에서 QR 패턴은 십자가 형상으로 배열된다. 작품 [천지 창조]에서 화면 중심부의 QR 코드가 강력한 구조를 이루면서 유동적으로 생성하는 이미지와 연결된다. 작품 [아멘]은 수백 미터 지하의 탄광 속에서 스며든 십자가 형상의 빛을 통해 요한 계시록을 떠올린 작품이다. 삶과 죽음같이 서로 반대되어 보이는 개념의 상보적 연결과 순환은 [반야]와 [금강경]같이 동양의 경전이 등장하는 작품에도 이어진다.

  종교가 그러하듯이, 그의 작품에는 논리와 합리를 넘어선 신비스러운 결합이 있다. 작품 속 이미지들은 단순한 물질적 대상을 넘어서 생명력을 가지고 있는데, 그것은 자연을 창조하고 지배하는 신 덕분이다. 이 세계는 ‘보이게 현현된 비가시적인 것들의 체계’(바울)로, 보이는 것의 배후에는 보이지 않는 것이 있는 것이다. 세계는 촘촘하게 구성된 상징의 망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신적인 상형문자나 성스러운 기호로 나타난다. 세계는 신의 서명이 새겨진 성스러운 기호로 뒤덮여 있는 신비로운 것으로 현존하는 것이다. 인간은 그 기호를 해석해야 한다. 사진 찍기 역시 QR 코드를 찍는 것처럼 창조된 자연의 비밀스러운 형식을 읽는 방식이다. 현대인의 실증적 사고를 넘어서는 심층적 상징의 세계를 표현하는 무한한 연상과 해석의 연결고리를 촉발시키는 것은 유사한 것들 간의 융합이다. 코드와 세계는 유비적 관계를 가진다. 세상은 의미작용의 보편적 관계가 새겨진 성스러운 경전 같은 것이며, 코드화된 기호체계로 읽혀질 수 있다. 기호와 사물이 분리되어 각각 파편으로 떠도는 현대에 그는 기호와 사물의 질서를 다시 융합시키려 한다.

GOD's Fingerprints:

Sacred Code Embedded in the Image

Lee Sun-young (Art Critic)

  Kim Young-soo attempts to delay the rampage of image consumption, in which only a few seconds are needed to see a picture. One method of delay is to have viewers read the photograph. The content to be read must be a message that is short but has a large resonance. Among such messages, the most universal is probably religion. When scientific technique and artistic sensibility are added, then the universality is further amplified. Kim's works contain symbols of the two most representative religions in Korea, and QR codes inserted in the images. Universal structures of East, West, past and present, such as verticality crossing the horizon, and circulation of tail biting tail, are present in the works. The QR codes are arranged according to numerological symbolism related to religious messages, or are positioned to complement the composition of layers of images. The arrangement of the square codes form dense grids, or are placed independently in core parts of the work, adding to the clever composition. "God's Fingerprints" suggests a similarity with the QR code fingerprint. These are traces of presence, which are absent like God or one's fingerprints. The QR codes, inserted in the works in various ways, are read not only as text but also as other types of information such as sounds or images, thereby serving as entrances to the common language of the world―the Internet. A photograph containing a QR code goes beyond a single image, and gains infinite extensibility.  For example, in the work Emille, spectators can see the analyzed spectrum of the sound waves, and also listen to the sound of the bell. His works have simple interfaces, but are read in multiple layers. This is an expression of the beauty and mystery of the world, which has become more certain to the artist as he engages in photography. There is more to the world than meets the eye. It is not something that can be grasped at a glance, but appears as a structure within a structure, a text within a text, a sign within a sign. Kim Young-soo claims not to have a particular religion, but considers himself a "sincere theist," and his photographs are multi-dimensional attempts to reveal the actuality of holiness.

  In the work Genesis, ancient characters and QR codes are arranged on an image of light and darkness, the first aspects to be created by God; in the work Proverbs the QR codes become the gate of wisdom; and in Matthew the QR pattern is arranged in the form of a cross. In The Creation the QR codes in the center of the picture-plane form a powerful structure that connects with the generation of the fluid image. Amen evokes the Book of Revelations of St. John through light in the shape of a cross that shines down into a mine hundreds of meters underground. The mutually complementary connection and circulation of seemingly opposite concepts such as life and death can also be discovered in the works referencing scriptures of the East, such as Banya and The Diamond Sutra. 

  Similar to religion, there is a mysterious combination in his works that transcends logic and reason. The images carry a vitality beyond simple material subjects, which is owing to God, the creator and dominator of nature. This world is "a system of non-visible things, which are manifested as visible (Paul)," thus behind the visible exists the invisible. The world is composed of a dense network of symbols, which are represented as divine hieroglyphs or sacred signs. Hence the world exists as a mysterious place covered with holy signs engraved with God's signature. Humans must interpret those signs. Photography is also a method of reading the secret forms of created nature, like scanning QR codes. What triggers the connecting link of infinite association and interpretation, which expresses the depths of the symbolic world, transcending positive thought of the modern human, is the fusion among the similar things. Codes and the world are in an analogical relationship. The world is like a sacred scripture in which the universal relations of significance are written, and can be read as a coded sign structure. In the present era, in which signs and objects drift in separation, Kim attempts to restore the order of signs and objec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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